스타트업 리더십: 왜 종교지도자적 리더십이어야 하는가
VC로 일해오면서, 초기 투자를 했던 기업이 성장해나가며 조직이 커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적어도 저에게는 참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성장 자체가 필연적으로 일의 범위를 넓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회사의 성장을 믿고 동참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져가는 과정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예외없이 늘어나는 인력에 비해 성과와 생산성이 한계 체감되는 현상을 목격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쉽게 말해, 10명이 하던 일을 20명 된다고 했을때 2배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Case를 그렇게 자주 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한창 스타트업 투자 붐이 일었던 2019~2021년 경에 많이 경험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니 새로운 사업을 수행해 내는 BD가 필요하고, 제품을 주도할 PO도 필요하고, 내부 살림을 챙겨줄 사람도 필요해서, 그 각각을 필요에 따라 뽑았으니 당연히 그 기능을 수행해서 전체 효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야 할텐데, 왜 그것이 이뤄지기 그렇게 어려운 걸까요? (조직 규모에서의 한계효용 체감 곡선) 질문에 답하기 전에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해봅시다. 우리는 굳이 왜 모여서 일을 하는 것일까요? 기업이 사람을 뽑고 함께 일하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너무 당연한 일 같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다수의 타인이 모여서 일하는 것의 비효율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조직 내 인원의 증가로 인해 만들어지는 소통 문제, 이해관계 일치의 난이도 증가, 올바른 채용 이슈 등 다양한 문제가 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기업 조직이 사람의 손으로 수행되는 어떤 기능이 필요하다고 해서 사람의 손만 채용할 수 는 없는 노릇이고, 그 인간 자체가 함께 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수많은 비효율이 존재합니다. (제가 한 말이 아니고, 포드 자동차의 창업자인 헨리 포드의 말입니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서, 우리가 굳이 모여서 일을 하는 이유는 팀으로서 Exponential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것입니다. 1명의 개인이 본인의 기존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한들 1.5~2명 수준의 성과가 가능하다면, 팀은 10배, 100배를 해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기업이라는 “조직”을 만들어서 일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수의 조직으로 극대의 성과를 만들어 내야할 스타트업 조직에는 당연히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요. 사실 앞서 얘기한 10명 → 20명 조직은 성과를 2배 내면 안됩니다. 인원은 2배 늘어도 성과는 10배 혹은 100배 창출해서 Exponential을 만들어 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여 일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조직이 믿는 '종교' 모여서 일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말해 놓고서는, 모여서 일하면 Exponential한 성과를 내야 한다니, 얼핏 들으면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 입니다. 그런데 이런 모순적인 상황을 뚫어 낼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습니다. 바로 “같은 것을 믿는 것” 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조직 구성원 모두가 함께 믿는 종교, 교리를 세우는 것 입니다. 이를 상투적인 표현으로 미션, 비전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것을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언정) 종교, 라고 표현하겠습니다.
- Opinions of Bass
신윤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