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oro: 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안 되는 5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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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수양
작성일
2023-06-29 16:32
조회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한 테마를 꼽으라면 ‘로봇’이 빠질 수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이 심화되면서, 대표적인 자동화 설비인 로봇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기 시작했습니다. AI와 센서와 같은 요소 기술의 발전, 로봇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도 견고한 수요를 이끌고 있죠. 이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로봇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만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Contoro Robotics(이하 ‘Contoro’)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함께 하는 초기 스타트업입니다. 물류업, 농업, 서비스업과 같은 노동 집약적 산업의 인력난을 인공지능 로봇팔과 원격제어(Teleoperation) 기술을 활용하여 해결합니다.

그런데, 투자하면 안 되는 이유라니 이게 무슨 소리냐구요? 여기 Contoro에 투자하면 안 되는 5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도 있습니다.


투자하면 안 되는 5가지 이유

1. 고난도 도메인

‘투자를 잘하려면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Contoro가 첫 번째로 선택한 도메인은 미국의 물류 산업인데요. 미국(물리적으로 먼) + 물류 산업(중에서도 컨테이너/트럭 하역) + 로보틱스(게다가 AI와 Teleoperation이 결합된) = 한국에서 이 3가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단언컨대 굉장히 소수일 것입니다. (일단 저는 아니었습니다ㅠㅠ)

2. 쟁쟁한 경쟁자

시장이 큰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로봇공학 기업 Boston Dynamics, MIT spin-off 스타트업인 Pickle Robot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2-3년 전부터 Unloading Robot을 개발해왔고, 마침내 상용화를 앞두고 있죠.

3. 언더독(Underdog)

쟁쟁한 경쟁자들과 비교하면 Contoro는 분명한 Underdog 입니다. 우선, 한국인 창업자가 이끄는 스타트업이구요. 미국 내에서 (특히 펀드레이징에 있어) ‘유리하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입니다. 오늘날 실리콘밸리 등에서 많은 한인 창업자분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고 계십니다만, 아직 나스닥에 상장된 한국 기업은 얼마 되지 않죠.

4. 아직 검증되지 않은 솔루션

팀은 PoC를 통해 가설을 검증하고, 상용화 해야만 합니다. 물류 센터의 비정형적인 환경에서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고, 때때로 운영자가 원격으로 여러 대의 로봇을 제어해야 하죠. 이러한 사용자 여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를 마주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결코 쉬운 여정은 아닐 것입니다.

5. 너무 뜨거운(?) 상장 주식 시장

떠도는 이야기입니다. VC 업계에서 뜨거운 섹터가 상장 시장에서 뜨거워지기까지 3년이 걸린다는 이야기 입니다. 과거에 비해 비상장-상장 시장 간의 정보 비대칭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VC는 산업과 기술 트렌드의 가장 앞단에 있습니다. 대중이 주목하지 않는 시점에 일찌감치, 염가에 투자하는 것이 미덕(?)이랄까요. 최근 로봇 관련주에 대한 뜨거운 바람은 역설적으로 초기 VC가 주저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맞습니다. 그럼에도 투자를 했습니다. 투자하면 안 되는 이유를 5가지 이상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투자를 결심하게 만든 아주 강력한 이유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이유는 ‘탁월한 창업팀’에서 기인합니다. 바로 창업팀의 기술, 창업팀의 인사이트, 창업팀이 일하는 자세입니다.


1. 연쇄 창업가

때는 바야흐로 2016년. Contoro의 윤영목 대표님은 Harmonic Bionics를 창업하셨습니다. 당시 UT Austin에서 박사 과정 중이셨고, 지도 교수님과 함께 시작을 하셨죠. 그리고 저희 BASS는 2020년, 시드 투자를 통해 대표님과 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저희는 감사하게도 대표님이 훌륭한 경영자로 성장하시는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2. Best-in-class 기술력

당연히, 연이 있다고 해서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자하는 것은 아닙니다.

Contoro는 로봇팔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HW & SW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로봇팔 원격제어(Teleoperation) 기술력은 가히 ‘Best In Class’ 수준입니다. 박사 과정 시절에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 NSF), NASA로부터 후원을 받으며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오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첫 번째 창업에서는 세계 최고의 상지 재활로봇인 Harmony SHR의 기술 개발을 주도하셨는데요. 그 어렵다는 미국 FDA 승인과 상용화까지 성공적으로 이루어내셨습니다.

Contoro를 설립하신 이후에는, 캐나다의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인 Sanctuary AI에 Teleoperation 기술 Component를 판매하기도 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오죽하면 투자 검토 과정에서 저희 내부적으로는 오버스펙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니까요.

3. 궁극의 AI 로봇팔

로봇의 AI 모델이 많이 발전하였으나, 아직까지 현장에서 적용되는 AI 로봇에는 기술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때문에 최대한 변수가 없도록 만들어야 하고, 큰 규모의 설비 투자가 필요한 것이죠. 그렇지만 Contoro의 원격제어(Teleoperation) 기술을 활용하면 로봇이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습니다. 완벽한 환경 없이도 말이죠.

AI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다가 오류가 난 상황을 상상해봅시다. 만약 상자가 찌그러져 있다면 어떻게 할까요? 이런 경우에는 사람이 원격으로 로봇을 제어하여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AI는 사람의 감각과 지능, 판단력을 학습하게 됩니다. 마치 아기가 어른의 동작을 보고 배우듯이 말이죠. 로봇의 지능이 더욱 고도화 됨에 따라, 사람의 팔처럼 자연스럽게 동작하는 ‘궁극의 AI 로봇팔’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4. 기술 보다 고객 중심으로

Boston Dynamics가 대표적인 낭만파(?) 로봇공학자 집단이라면, Contoro는 현실파(?) 스타트업 입니다. 윤영목 대표님을 필두로 하는 Contoro 팀은 탁월한 엔지니어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엔지니어가 만들고 싶은 것에 집중하기 보다, 고객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더 빠르고, 효율적이고, 저렴한 로봇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연구합니다.

5.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Iteration 속도가 빠른 것은 물론입니다. 앞서 언급한 경쟁자들이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Unloading Robot을 만드는데 2~3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는데요. Contoro는 MVP 제품 개발과 파일럿 고객사 확보까지. 이 모든 것을 단 1년 만에 이루어 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로보틱스 스타트업의 경우, Time-to-market이 길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Contoro는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끝으로

사실 초기 스타트업이 실패할 이유,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는 너무나 많습니다. 없는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죠. 그 모든 이유에도 불구하고, 얼핏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을 어떻게든 이루고 마는 것이 스타트업의 역할이고, 그러한 여정에 힘을 보태는 것이 저희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뜨거운 마음으로, Contoro의 위대한 여정을 BASS가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