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모든 회계사가 Solomon Labs를 이용해 세무신고를 하게 만들겠다"는 Solomon Labs 이기경 대표의 비전은 처음 들었을 때는 다소 과감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은 후에는, 그 말이 단순한 포부가 아닌 실천을 동반한 목표라는 것을 곧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Solomon Labs는 흔한 B2B SaaS가 아니라, ‘세법’이라는 미로를 AI로 재설계하려는 한 사람의 집념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경험 위에 세운 날카로운 실행
첫 미팅에서 그는 매우 질서 정연한 논리와 구조로 자신이 하려는 일을 설명했는데, 질문이 들어올 때마다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Knowledge graph 작동 예시 (출처: Medium)
창업은 2023년 말, 처음에는 knowledge graph 기반의 세법 리서치 엔진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했지만, 수개월의 시장 탐색 끝에 기회는 ‘세무신고 자동화’에 있다는 점을 간파했습니다. 2024년 말 제품을 정식 출시하고, 단 5개월 만에 ARR $1M을 달성한 건 우연이 아니라 매일같이 고객사를 만나고, CPA 팀을 설계하며, 시장을 끊임없이 두드린 결과였습니다.
정교하게 설계된 Go-to-Market 전략
이기경 대표의 가장 돋보이는 역량은 바로 비즈니스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움직이는 감각입니다.
Solomon Labs는 세무신고 양식 자동화라는 매우 뚜렷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건 3~5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가장 정확하고, 가장 빠르며, 가장 리뷰하기 쉬운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회계사들은 자신의 이름으로 신고서를 제출해야 하기에, 이 세 요소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 실무에 있어 절대적인 기준입니다.
기존 세무업무 위탁 방법 대비 차별점 (출처: Solomon Labs)
초기 세일즈 방식 역시 놀라웠습니다. 구직 플랫폼에서 채용 공고를 보고 콜드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리드를 생성하고, “연봉 8만불짜리 직원을 뽑는 대신 4만불만 주면 AI가 두 배의 성과를 내준다”는 명확한 제안으로 고객을 설득했습니다. 대부분의 계약은 이 제안에서 시작됐고, 그 성과는 대표 본인이 직접, 발로 뛰어 만든 결과였습니다.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날카로운 문제 정의 능력
이기경 대표는 사업의 목표를 물었을 때, “10년 후 미국 모든 CPA들이 Solomon Labs를 쓰도록 만들겠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보통 창업자들은 이 정도의 비전을 말하면서 머뭇거리거나, 과장된 수사로 포장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본인의 로스쿨 시절, 세무 도메인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오랜 시간 연구와 사색을 반복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단순히 '잘 될 법한 아이템'을 찾은 것이 아니라, '진짜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집요한 내적 동기'에서 출발한 사람입니다.
(이미지: WSJ)
미국 세법은 복잡합니다. 텍스트 유사성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시대적·정치적 맥락을 모두 갖고 있죠.
Solomon Labs는 이 문제를 단순한 RAG 기반 검색뿐만 아니라 Knowledge Graph 기반 AI로도 접근합니다. 핵심은 “문제 정의”였습니다. 왜 기존 접근이 실패했는지, 왜 그래프 기반 접근이 효율적인지, 왜 이 문제를 지금 풀 수 있는지가 대표의 입을 통해 정리되는 순간, 우리는 이 팀이 ‘기술 솔루션’을 만든 게 아니라 ‘문제 해결의 패러다임’을 설계한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실적 중심 사고와 빠른 학습/피드백 사이클
이기경 대표의 사고 방식은 늘 명확합니다. “숫자가 나와야 시장이 인정하는 것”, “시장 반응 없으면 pivot”, “고객이 피드백을 주면 다음 주에 반영”.
고객이 피드백을 주면, 그 다음 주에는 제품 구조가 바뀌어 있고, 리뷰 프로세스가 개선되어 있습니다. 회계사들이 리뷰가 어렵다고 말하면, input과 output을 매칭해주는 문서 UI를 만들고, CPA 입장에서 가장 편리한 사용 흐름으로 시스템을 바꿔냅니다.
실행의 속도, 방향의 일관성, 결정의 기준이 모두 ‘현장’에 맞닿아 있습니다. 이 팀은 기술적 호기심보다 고객의 문제를 푸는 데에 훨씬 더 깊이 미쳐있는 팀이고, 그 결과가 바로, “5개월 만에 ARR $1M 달성”이라는 시장의 피드백이었습니다.
마치며 — 이기경이라는 사람
베이스벤처스는 Solomon Labs에 두 번 투자했습니다. 처음은 그의 이력과 비전을 믿었고, 두 번째는 그의 진화된 실행력과 실적으로 확신했습니다.
이기경 대표는 정말 단단한 사람입니다. 그는 포장된 말로 회사를 키워가진 않지만, 자신이 이해한 문제에 대해선 집요하고 빠르게 정답을 찾아내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미친 사람’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스타트업의 역사는, 바로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바꿔온 역사였습니다. 앞으로 10년 뒤, 미국의 모든 CPA 사무실에 Solomon Labs의 로고가 붙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날을 기다리며, 우리는 오늘도 그 미친 사람의 위대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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