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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 Opinions

스타트업 리더십: 왜 종교지도자적 리더십이어야 하는가

Category
  1. Opinions of Bass
Written by
신윤호 대표
Date
Aug 19, 2025
VC로 일해오면서, 초기 투자를 했던 기업이 성장해나가며 조직이 커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적어도 저에게는 참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성장 자체가 필연적으로 일의 범위를 넓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회사의 성장을 믿고 동참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져가는 과정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예외없이 늘어나는 인력에 비해 성과와 생산성이 한계 체감되는 현상을 목격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쉽게 말해, 10명이 하던 일을 20명 된다고 했을때 2배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Case를 그렇게 자주 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한창 스타트업 투자 붐이 일었던 2019~2021년 경에 많이 경험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니 새로운 사업을 수행해 내는 BD가 필요하고, 제품을 주도할 PO도 필요하고, 내부 살림을 챙겨줄 사람도 필요해서, 그 각각을 필요에 따라 뽑았으니 당연히 그 기능을 수행해서 전체 효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야 할텐데, 왜 그것이 이뤄지기 그렇게 어려운 걸까요?
(조직 규모에서의 한계효용 체감 곡선)
질문에 답하기 전에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해봅시다. 우리는 굳이 왜 모여서 일을 하는 것일까요? 기업이 사람을 뽑고 함께 일하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너무 당연한 일 같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다수의 타인이 모여서 일하는 것의 비효율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조직 내 인원의 증가로 인해 만들어지는 소통 문제, 이해관계 일치의 난이도 증가, 올바른 채용 이슈 등 다양한 문제가 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기업 조직이 사람의 손으로 수행되는 어떤 기능이 필요하다고 해서 사람의 손만 채용할 수 는 없는 노릇이고, 그 인간 자체가 함께 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수많은 비효율이 존재합니다. (제가 한 말이 아니고, 포드 자동차의 창업자인 헨리 포드의 말입니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서, 우리가 굳이 모여서 일을 하는 이유는 팀으로서 Exponential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것입니다. 1명의 개인이 본인의 기존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한들 1.5~2명 수준의 성과가 가능하다면, 팀은 10배, 100배를 해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기업이라는 “조직”을 만들어서 일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수의 조직으로 극대의 성과를 만들어 내야할 스타트업 조직에는 당연히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요.
사실 앞서 얘기한 10명 → 20명 조직은 성과를 2배 내면 안됩니다. 인원은 2배 늘어도 성과는 10배 혹은 100배 창출해서 Exponential을 만들어 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여 일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조직이 믿는 '종교'

모여서 일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말해 놓고서는, 모여서 일하면 Exponential한 성과를 내야 한다니, 얼핏 들으면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 입니다. 그런데 이런 모순적인 상황을 뚫어 낼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습니다. 바로 “같은 것을 믿는 것” 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조직 구성원 모두가 함께 믿는 종교, 교리를 세우는 것 입니다. 이를 상투적인 표현으로 미션, 비전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것을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언정) 종교, 라고 표현하겠습니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가. 이 정도의 것들이 조직 구성원들에게 강하게 박혀 있다면 모여서 일하는 것의 비효율을 해소할 실마리가 생깁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일치된 믿음은 “기준”을 명확히 해주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금 수행하고 있는 일이 어떤 목표를 위한 것인가, 어떤 가치를 위한것인가가 명확해지면 내가 일 할 “기준”이 명확해지면서 많은 문제가 풀리게 되는 것이지요.
저희 회사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토스의 코파운더 태양님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저에게 해주었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토스의 사내 바리스타 분들은 한잔 커피가 나올 때의 시간을 초 단위로 고민한다는 것이었죠. 단순히 시간을 줄인다가 아니라, 시간을 줄이면 구성원들이 더 성과를 낼 수 있고, 그러면 회사가 추구하는 미래가 더 앞당겨진다는 것이었습니다. (NASA가 한창 잘 나갈때 그곳에서 청소일을 하시는 분들께 어떤 일을 하시냐고 물어보면 나는 인류를 달에 보내는 일에 함께 하고 있다고 했다죠?) 그런 생각과 믿음이 마치 신체의 두뇌뿐 아니라 말단 신경까지 뻗어나가 있는 것, 그로서 명확하게 높은 일의 기준을 가지는 것. 그것이 모여서 일하며 Exponential을 만드는 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1. 토스의 조직문화 / 2. Valve의 핸드북 / 3. 넷플릭스의 '규칙 없음 / 4. 배민의 일하는 규칙 )

스타트업의 '종교' - 누가, 어떻게 만드는가

두가지 질문이 이어집니다. 그렇게 종교를 세우고 함께 믿는 것이 중요하다면, 누가 어떻게 세울 것이며 / 어떻게 전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당연히 창업자 / 대표자 입니다. 이것은 창업자의 의무이자 특권이기도 합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누가 대신 해줄 수가 없는 일입니다. 기업의 시작점은 창업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가 가진 가치, 이루고자 하는 것, 욕망 등을 구현하고자 시작되는 것이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남이 해 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적어도 이 “교리”의 시작점은 창업자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두 번째 질문, 그것을 도대체 어떻게 전파 할 것인가, 즉 어떻게 함께 강렬하게 믿을 것인가입니다. 이 또한 적어도 조직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신생 기업 / 스타트업의 경우 창업자가 그 시작점이 됩니다. 단순히 멋진 교리를 만드는 것, 그것을 말로 언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행위 하나하나에서 종교에 대한 스스로의 믿음과 실행을 보여야 합니다. 다만 이 부분은 창업자 혼자의 일일 수만은 없고, 그 방법 또한 다양하게 파생될 수 있는지라 따로 주제를 잡고 다룰만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오해가 없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런 종교와 교리라는 것이 꼭 단상 위에서 외치는 프로파간다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모든 이에게 수긍 될만한 가치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누구보다도 빠르고 폭발적으로 매출과 수익을 내서 돈을 벌겠다.’ 도 우리의 종교가 될 수 있고, ‘하루 6시간 주 4일을 근무하면서 꾸준히 회사를 유지 할 수 있게 하겠다.’ 일 수도 있습니다.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진심으로 무엇을 같이 믿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정말 안 좋은 상황은 그 종교의 정합성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우리가 함께 믿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거나, 부재하거나, 아니면 믿는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 행위로 보여지는 그것이 다를 때입니다.
글 제목을 보면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지만 리더십이라는 단어를 한 번도 쓰지 않았네요. 세상에 리더십으로 지칭되는 것이나 관련된 내용은 너무나 많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 문제도 아니지요. 각각의 방식은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스타트업 창업자의 리더십은 “종교지도자적 리더십” 입니다. 함께 믿을 교리를 세우고, 구성원들로 하여금 그것을 믿게 하는 것. 그로서 모여서 일하는 것의 비효율을 극복하고 폭발적인 지수적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 100배를 추구하는 초기 VC투자사로서는 포기하기 힘든 창업자의 역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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