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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 Opinions

기업의 장기적 수렴점: 결국 사람보고 투자할 수밖에 없는 이유

Category
  1. Opinions of Bass
Written by
신윤호 대표
Date
May 20, 2025

기업의 흥망성쇠, 그 각양각색에 대하여

굳이 스타트업에 한정할 것도 없이 기업의 흥망성쇠는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위세 등등하던 필름 카메라 회사가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몰락하는 이야기, 너무나 입지전적인 창업자가 만든 회사가 그의 죽음으로 어려움이 예상되었다가 오히려 십수년째 승승장구하는 이야기, GUI라는 엄청난 혁신을 만들어내고도 그것을 사업에 활용하지 못하고 정작 다른 회사가 활용하는 모습을 보며 몰락해가는 이야기 등 너무 다양하지요.
출처: The CDO TIMES, WallpapersOK, Xataka
이처럼 기업과 사업이 무엇때문에 흥하고 몰락하는가 하는 것은 너무나 다양한 상황과 사례가 있는지라 쉽게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나 시장, 매크로, 좀 더 비전문적으로 얘기하자면 “운”의 영역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희같은 VC가 마주하게 되는 스타트업의 두 가지 특성 조건을 한정한다면 조금은 명확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첫 번째는 “Compact한 조직”을 대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 입니다. 너무 당연하게도 VC의 투자 대상은 대부분 시작하는 단계의 작은 회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
두 번째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한다는 점입니다. 비상장 초기기업을 투자 대상으로한다는 특성상, 반강제적으로 최소 4~5년 이상의 기간을 long (buy) position을 가지게 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를 종합해서 보면, “비교적 소규모 초기 기업의 중장기적 흥망성쇠”에 대한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베이스벤처스가 믿는 하나의 그래프

“비교적 소규모 초기 기업의 중장기적 흥망성쇠”라는 기준을 전제로,
각론하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저는 아래의 그래프를 믿습니다.
설명하자면, 빨간색 선은 시시각각 변하는 기업가치일 수도 있고(당연히 초기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도 오르고 내립니다), 회사가 만들어내는 정량적 후행지표(매출 top line, 서비스 지표 등)일 수도 있습니다. 바라건대 이것이 아름다운 우상향 선형(혹은 exponential) 지표이길 원하겠지만, 그런 아름다운 모습이 실제 일어난다는 것은 마치 드라마에서의 일이 현실에서 펼쳐지기를 원하는 것과 같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런 그림을 상상하며 투자 의사결정을 하지는 않습니다. 저 출렁임에는 내외부적인 다양한 요인들이 개입됩니다.

시장은 예측할 수 없지만, 기업은 창업자의 성장에 수렴한다

창업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스타트업 펀딩 시장 자체에 엄청난 hype이 있을 수도 있고, 내가 하려는 일이 그 당시의 가장 hot한 투자 영역 일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창업팀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그것보다 시장의 수요 공급에 따라 평가가 좋을 수 있지요.
반대로 우리 팀의 높은 역량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 탓에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외부적 요인 뿐 아니라 기업 내에서 일어 날 수 있는 여러 단기적 활동이나 의사결정(특정 인원의 채용, 특정 세일즈 성과 등)으로 인해 우리의 외형이 긍정적 / 부정적으로 변동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출렁임은 모수(기존사업의 크기)가 크지 않은 소규모 초기기업일수록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결국 기업은 창업자에게 수렴한다”
그런데 이런 출렁임은 흔히 얘기하는 운칠기삼에 근간한 예측할 수 없는 성격의 것일까요? 여기서 저희의 두번째 조건, 최소 4~5년의 장기성이 적용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장기적으로 이런 출렁임은 장기적으로는 어딘가에 수렴하게 됩니다. 저는 그 수렴 지점을 “창업팀”, 사실 더 정확하게는 “창업자” / “대표자” 라고 정의합니다. 저 그래프의 파란색 선 말이지요.
당연히 처음부터 창업자 / 대표자로서 완성되어 있는 이는 없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파란색 선의 미분값입니다. 그의 성장의 정도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이 또한 소규모 초기 기업이기에 그 정도가 더 강합니다. 작은 조직에서의 창업자는 그 자체로서 기업의 문화이자, 일하는 방식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대표가 조직 성과에 미치는 레버리지 자체가 강하죠. 시장은 어찌할수 없지만(=단기적), 시장에 대한 대응은 대표자의 몫(=장기적)입니다. 일시적 채용 / 세일즈 실패는 피할수 없지만(=단기적), 이를 반복하지 않고 개선하는 것(=장기적)은 대표자가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결국 기업은 장기적으로 “창업자 / 대표자”에게 수렴합니다.

아무리 잘해도 장기성을 잃는 순간, 게임은 끝난다.

이 그래프는 여러 변형된 이야기가 가능합니다. 먼저 “장기성”이 깨지는 경우 입니다
(아무리 파란선이 올라가도, 게임이 끝나면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해나가고 계시는 분들이 더 잘 아시겠지만 창업을 한다는 것, 스타트업을 운영해 나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처절한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장기성을 유지한다는 것, 즉 포기하지 않고 해나간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 포기하지 않는 grit이 유지되지 못하면 아무리 창업자의 경영자로서 역량이 뛰어나거나 성장한다해도 빨간색 선이 이어지는 것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습니다. 포기하면 안됩니다.

타이밍 게임은 베이스벤처스의 전략이 아닙니다

두번째 변형은 빠른 대응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저 빨간색 선의 저점에서 사서, 고점에서 팔아낸다면 파란색 선(창업자 역량)과 무관한 성과를 만들어 낼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A에 사서 B에 팔아 낼수 있다면? 주식투자 코인투자 하면서 다들 한번씩 생각했던 그것입니다)
물론 그것은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가 아주 기민하게 그 목표(A에 사서 B에 팔기)를 협력해서 수행해 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그 둘 중 한명만 수행해 낼 수도 있겠지요. 높은 확률로 그 한명은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고요. 그런데 베이스벤처스는 그런 투자자이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그것은 대단히 trading적 감각을 전제로 하는데 저희는 그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을 더 좋아하고 익숙합니다. 동시에 투자사의 그런 기민한 행위는 적어도 초기 단계의 기업에게는 높은 확률로 긍정적 효과보다는 경영적 부담을 드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것은 “운”이 많이 작용하는 일입니다. 그 운이라는 것이 결과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외면할 수는 없지만, 저희 같은 VC나 창업자 모두가 추종할만한 것이 못됩니다.

결국 사람을 본다는 말밖에 남지 않는다

종종 사람 보고 투자한다 라는 얘기가 참 나이브한 얘기하는 VC 취급 받기 참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꽤 오랜 시간동안 “사람을 본다” 라는 말 자체가 묘하게 불편했고, 지금도 어떤 의미에서는 참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 입니다.
(그 민망한 말, 사람 보고 투자 한다는 말 하는 놈이 여기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표현 외에 다른 것을 찾기가 어려워집니다. 사업 초기의 반짝이는 0 to 1의 성과, 어디서도 못할 것 같아보였던 기술, 멋지게 하키스틱처럼 우상향하는 지표들을 바라보며 박수치며 초기 투자 했지만, 왜인지 투자 한 후 시간이 지나서는 결국 하향 수렴했던 많은 스타트업을 마주했고, 또 반대로 고난의 시간 속에서 결국은 상향해내는 창업자분들도 봬왔습니다.
“소규모 조직에선, 대표가 잘하면 됩니다”
결국 제 이 글은 창업자 / 대표이사 / 리더에서 수렴 될 수밖에 없는 회사(어쩌면 세상 모든 조직)의 운명에 대한 내용일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것은 왜 소규모 조직의 리더가 엄청난 혜택을 가지고 있는지를 이야기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창업자가 수행 해야 할 리더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냈을 때의 기업 성과 레버리지는 너무 극명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내가(나만) 잘하면 되는 직업”이라는 엄청난 혜택이 주어 지는 것이지요 (내가 잘한다고 해서 잘 되는 종류의 일이 생각보다 별로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에는 여러 질문이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수렴한다는 그 창업자의 성장 이라는 것은 대체 무엇인지, 어떤 기준으로 그것을 바라볼 것인지, 그 변화를 측정 할 수 있는 것인지, 더 근본적으로 그 "성장"이라는 것은 무엇이고 과연 본질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그것 외에 사업의 성과에 영향을 주는 다른 것들도 있을텐데 그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지 등.
아마 이어질 저희의 글들은 이런 것에 대한 나름의 답들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저희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이야기들을 통해 드러나기도 할 것이고, 또 저희가 가진 기준들에 대한 글을 통해 설명되기도 할 것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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